
삼성패션연구소가 <2025년 한국 패션 산업 10대 이슈>를 발표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운영하는 삼성패션연구소는 올해의 키워드를 ‘BACKFILLED(보완)’으로 정하고, 2025년 우리나라 패션 산업의 10대 이슈를 18일 공개했다.
삼성패션연구소는 패션 산업 전문 리서치 조직으로 국내·외 패션 시장 환경과 동향 데이터를 심층 분석하고 있으며, 매년 연말 우리나라 패션 산업의 주요 이슈와 내년 전망에 대한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2025년 우리나라 패션 업계는 과도한 확장보다 효율화, 안정적인 운영에 주목했으며, 이는 글로벌 불확실성과 부진한 내수 환경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면서 “어려운 경영환경에 따라 발생한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한 한 해로 평가한다”고 올해의 키워드를 설명했다.
■ 2025년 키워드 : BACKFILLED(보완)
| B | A | C | K | F | I | L | L | E | D |
| Bearing Tough Seasons | Abroad Brand Wave | Category-Driven Growth | K-Fashion’s Global Momentum | Frugal Chic Mindset | IP Synergies Everywhere | Locality Boost | Limitless Running Fever | Enhanced Climate-Readiness | Demand for Multi-Styling |
| 버티며 나아가는 패션 마켓 | 해외 브랜드 국내 진입 러시 | 다각도 확장으로 성장 시도 | K-패션, 글로벌 성장 동력 강화 | 검소하지만 세련된 요즘 소비자 | IP, 산업 전반으로 영향력 확장 | 상권별 특색 강화 | 천만 러너 시대, 러닝 플레저에 빠진 소비자 | 기후 대응력 강화 | 멀티 스타일링이 중요한 시대 |
■ 2025년 패션 산업 10대 이슈
1. Bearing Tough Seasons : 버티며 나아가는 패션 마켓
올해도 패션 업계는 녹록치 않은 한 해였다. 경기 침체로 소비가 위축되고, 이상 기온과 물가 상승으로 인해 가격 민감도까지 증가하면서 필수가 아닌 재량 소비재의 대표격인 패션은 가장 먼저 소비 축소의 대상이 되었다. 삼성패션연구소의 하반기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패션’ 분야는 관심도가 답보 상태를 보이며 ‘취미/여가’, ‘여행’보다 후순위를 기록했고, 통계청의 패션 소매판매액 또한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전년 동기 수준을 미치지 못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패션 업계는 선택과 집중을 기조로 핵심 브랜드에 역량을 집중하고 비효율 브랜드 사업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면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월 들어 블랙프라이데이 효과와 기습 한파에 따른 겨울 아우터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11월 소비자 심리지수는 112.4로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 올해 초 91로 시작한 의류비 지출 전망지수 역시 100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는 올해와 내년 패션 시장 규모를 각각 2.4%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11월 기준 2%대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높은 성장세로 판단하기 어려우며, 복종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했다.

2. Abroad Brand Wave : 해외 브랜드 국내 진입 러시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이 과거 해외 본사의 전략을 수동적으로 따르는 ‘지역 시장’ 중 하나에서 아시아 전역의 트렌드를 시험하고 선도하는 ‘테스트 베드’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 한국 시장의 달라진 위상에 해외 패션 브랜드들이 경쟁적으로 국내에 상륙하는 모습이다. 아직 국내 인지도를 갖추지 못한 브랜드는 패션 대기업을 통해 진입하거나, 인지도가 확보된 브랜드는 직진출 방식으로 국내 시장에 들어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일본 브랜드들의 인기가 눈에 띈다. ‘유니클로’와 ‘니들스’ 협업 상품은 발매 당일 오픈런을 일으켰고, 입고 직후 품절되는 경우가 빈번한 ‘플리츠 플리즈 이세이 미야케’는 그 인기에 힘입어 지난 7월 성수에 팝업 스토어를 열었으며, ‘비이커’ 매장에서 일부 제품을 선보이던 도쿄 기반 컨템퍼러리 브랜드 ‘캡틴 선샤인’은 지난 10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첫 단독 매장을 열며 국내 사업의 본격화를 알렸다.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로 유명한 ‘언더커버’와 ‘Y-3(와이쓰리)’도 국내에 진출했다. 또한 일본을 대표하는 패션 편집숍도 올해 한국 시장에 속속 진출했다. ‘빔스’가 첫 팝업 스토어를 열어 화제를 모았고, ‘스튜디오스’와 ‘비샵’은 정식 매장을 열었다.
3. Category-Driven Growth : 다각도 확장으로 성장 시도
패션 업황이 어려워지며 다각적 카테고리 확장을 통한 성장 노력이 전방위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를 통해 단기 매출 확대를 넘어 고객 접점을 넓히고 사업 안정성을 강화하는 등 장기적 성장을 모색 중이다.
의류 중심이던 패션 브랜드들이 가방, 신발, 볼캡, 아이웨어 등 잡화 품목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 또한 남성복 브랜드의 여성 라인 출시, 여성복 브랜드의 남성복 진출, 영 소비자층을 타깃한 신규 브랜드 론칭 등 핵심 타깃을 넘어 고객 기반을 확장하려는 시도도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여성복으로 시작한 컨템퍼러리 브랜드 ‘렉토’는 남성 라인을 안착시킨 후 최근 영 타깃 캐주얼 브랜드 ‘리지’를 론칭했고, ‘아더에러’의 전개사인 파이브스페이스는 여성복 브랜드 ‘테이크툭테이큰’을 새롭게 선보였다.
패션 브랜드 고유의 무드를 살린 뷰티 라인 론칭도 많아졌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초저가 스킨케어 라인을 선보였고, ‘커버낫’은 립과 프래그런스 제품 중심의 ‘커버낫 뷰티’를 론칭했다.

4. K-Fashion’s Global Momentum : K-패션, 글로벌 성장 동력 강화
내수 부진과 글로벌 시장의 K-패션 수요 확대가 맞물리며 국내 패션 업계는 해외 시장을 핵심 성장 모멘텀으로 삼아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패션 대기업은 주력 브랜드를 중심으로 중국, 동남아시아, 유럽까지 진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는 지난 7월 필리핀 마닐라의 SM 몰 오브 아시아에 첫 매장을 오픈한 이후 3호점까지 확대했고, ‘준지’는 지난해 중국 상하이 백화점에 단독 매장을 내며 현지 시장 내 인지도를 높이고 있으며, 한섬의 ‘시스템’은 유럽을 넘어 올해 첫 태국 패션쇼를 진행해 동남아 진출을 본격화했다.
일찌감치 해외 진출에 나선 신진 캐주얼 브랜드는 이미 진출한 국가 내 영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진출 지역을 빠르게 다변화하고 있다. ‘마뗑킴’은 아시아를 넘어 미국 아마존 및 동유럽 편집숍에 입점했고 ‘마르디 메크르디’ 역시 미국 아마존에 진출하고 중화권 사업을 직영으로 전환했다. ‘아모멘토’는 도쿄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고 중국 법인을 설립했다.
K-패션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돕는 대형 유통사 플랫폼 역시 사업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하이퍼그라운드’는 올해 일본과 싱가폴에서 순차적으로 팝업 스토어를 오픈했고, 현대백화점의 ‘더현대 글로벌’은 지난 9월 첫 정규 매장을 도쿄에 열었다.
5. Frugal Chic Mindset : 검소하지만 세련된 요즘 소비자
고물가 시대가 이어지며 절약 중심이었던 지난해의 소비 패턴이 한 단계 더 정교해져, 최근에는 절제된 소비 속에서도 자신만의 세련된 취향을 유지하는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들 소비자는 실용성과 미감을 겸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아이템 하나를 구입할 때에도 꼼꼼하게 비교하고, 신중하게 고르며, 저마다의 구입 이유를 찾는다.
특히 필수재에 가까운 기본 티셔츠나 내의 등을 구입할 때, 물리적, 가격적 접근성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암호를 해독하듯이 가격표의 원가, 유통마진, 브랜드 가치 등을 다양하게 분석해 자신만의 초합리성을 추구하는 ‘프라이스 디코딩’ 행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다이소’의 초저가 의류가 날개 돋친 듯 팔리거나 편의점 ‘GS25’에 패션 브랜드가 입점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빈티지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남이 입던 옷을 저렴하게 구입한다는 인식에서 나만의 아이템을 찾으러 나서는 여정으로 인식이 전환되고 있다. 이에 따라 몇몇 패션 기업과 백화점에서는 중고 패션 제품을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6. IP Synergies Everywhere : IP, 산업 전반으로 영향력 확장
올해 역시 캐릭터 IP가 시장을 강타한 해였다. 특히 대형 IP가 글로벌 인기를 업고 더욱 강력하고 동시다발적으로 확산된 점이 특징적이다. 기존에는 카카오프렌즈, 산리오, 미피 등의 정통 IP가 인기를 이어왔고, 올해는 팝마트의 ‘라부부’, 세가토이즈의 ‘몬치치’, 넷플릭스의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 신흥 IP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새로운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캐릭터 IP는 인형·키링 중심의 굿즈 소비를 넘어, 브랜드·유통·콘텐츠·엔터테인먼트 등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며 하나의 문화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라부부’는 글로벌 셀럽의 SNS 노출을 계기로 수요가 급증하며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고, 품귀 현상까지 빚어냈다. ‘라부부’는 패션 브랜드는 물론, 산업을 불문하고 전방위적으로 협업을 전개했고, 영화·애니메이션 콘텐츠 사업으로의 확장도 준비 중이다. 글로벌 히트를 기록한 넷플릭스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역시 ‘에잇세컨즈’, ‘GS25’, ‘농심’ 등 다양한 산업군과 협업 상품을 출시했으며, ‘에버랜드’ 내 테마존을 조성하기도 했다.
7. Locality Boost : 상권별 특색 강화
주요 가두 상권은 지역별 고유한 정체성이 더욱 뚜렷해지면서 소비자들이 상권마다 기대하는 경험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권별로 집중되는 브랜드의 유형도 점차 분명해져 브랜드 특성에 맞는 최적화된 상권을 선택해 출점 전략을 세우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성수동은 ‘팝업의 성지’에서 K-패션, K-뷰티 중심지로 고도화되었고, 최근 ‘젠틀몬스터 하우스노웨어 서울’과 ‘블루엘리펀트 스페이스 성수’ 등 K-아이웨어 브랜드의 대형 시그니처 공간이 연이어 들어서며, 성수 특유의 볼거리와 체험 중심의 소비 문화를 강화했다. 한남은 기존 ‘꼼데길’을 중심으로 올해 ‘망고매니플리즈’, ‘오헤시오’ 등 신진 여성복 브랜드와 ‘알로’ 등 글로벌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밀집되며 감도 중심의 패션 상권으로 자리잡았다. 홍대는 온라인 기반 신진 브랜드가 오프라인 데뷔를 시도하는 상권으로 ‘에이이에이이(aeae)’, ‘코이세이오’ 등 영 소비자 취향의 브랜드 매장 오픈이 활발했고, 도산공원 인근은 올해 ‘스투시’, ‘휴먼메이드’ 등의 매장이 연이어 오픈하며 스트리트웨어 브랜드의 성지로 부상했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확대되면서 전통적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지역이 새로운 K-패션 상권으로 부상했다. 북촌·삼청 일대는 ‘더일마’, ‘모노하’ 등이 매장을 열었고, ‘마뗑킴’,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등이 새롭게 들어선 광장시장은 기존 전통시장 이미지를 탈피하며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신규 패션 상권으로 확장되었다.
8. Limitless Running Fever : 천만 러너 시대, 러닝 플레저에 빠진 소비자
올해는 ‘러닝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러닝은 이제 단순히 일부 소비자들이 즐기는 운동을 넘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부상하고 있으며, ‘런코노미’라는 개념까지 등장할 정도로 사회경제적 영향력이 커졌다.
유통 및 패션업계는 경기 침체 상황에서 러닝 산업을 새로운 동력으로 주목하며, 빠르게 증가하는 소비자의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백화점 3사는 러닝 관련 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핵심 위치에 러닝 관련 매장을 배치하거나 러닝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인기 브랜드 ‘온러닝’은 국내 시장에 직진출해 올해 매장을 처음 내기도 했다. 또한 정통 스포츠 브랜드 뿐만 아니라, 애슬레저·아웃도어 브랜드부터 패션 브랜드까지 러닝 붐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제품군을 확대하거나 신규 라인을 출시하고 있다. 패션 편집숍 역시 러닝 카테고리 강화에 힘쓰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10 꼬르소 꼬모 서울’은 ‘알렉스 조노’와 ‘새티스파이’, ‘비이커’는 ‘우나’를 새롭게 수입하며 러닝 카테고리를 확충했다.
9. Enhanced Climate-Readiness : 기후 대응력 강화
기후 변화는 더 이상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되었다. 이상기후가 일상이 되고 가볍고 시원한 옷과 변화무쌍한 날씨에 대비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증가하면서 비수기로 꼽히던 여름이 중요한 시즌으로 부상하고 있다.
냉감 소재는 주로 스포츠·아웃도어에서 특정 활동을 위한 기능성 요소였으나, 이제는 복종이나 아이템에 관계없이 일상복 전반으로 확대되었다. 또한 우양산, 레인부츠, 선글라스 등은 일상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감각적인 아이웨어를 선보이는 ‘젠틀몬스터’, ‘블루엘리펀트’가 급성장하고 있으며,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액세서리’는 전천후 날씨에 활용 가능한 ‘애니웨더’ 라인의 구성을 레인부츠, 우양산에서 판초, 가방까지 확대했다.
급격한 날씨 변화와 활용도를 중시하는 경향이 맞물리며 전통적인 가을 아우터 대신 실용적인 경량패딩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온라인 플랫폼 ‘SSF샵’에 따르면 11월 1일부터 12월 9일까지 ‘경량패딩’ 키워드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10. Demand for Multi-Styling : 멀티 스타일링이 중요한 시대
나만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합리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하나의 아이템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멀티 스타일링에 주목하면서 패션업계에서는 멀티웨이 아이템들을 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조용한 럭셔리와 드뮤어 등 미니멀 트렌드가 지속되는 가운데 리버서블, 레이어링으로 약간의 스타일 변주를 주는 방식이 특히 인기다.
레이어링을 통해 하나의 아이템으로 여러 무드를 느낄 수 있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앙개’가 최근 주목받고 있으며,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소비자의 다양한 TPO에 대응 가능한 믹스핏을 컨셉으로 한 브랜드 ‘자아’를 올해 론칭했다.
컬러 관점에서는 정돈된 오피스룩부터 편안한 캐주얼까지 다양한 스타일링에 활용 가능한 브라운의 인기가 두드러진다. 브라운은 베이지, 그레이 등과 함께 톤온톤 스타일링이나, 블루, 레드 등 포인트 컬러와의 매치도 용이하여 하나의 아이템으로 다양한 느낌을 낼 수 있어 인기가 높았다.